8월말에 가입한 것 같다.
처음 연습은 9월이었고 10월엔 나오지 못했고 11월과 12월엔 건너 띄면서 나왔던것 같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고 시작한 취미생활이 스트레스가 된다고 했던가....
평일에 줄곧 일하고 나와서 주말에 어깨에 무언가를 지고서 뛰고 땀흘리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던거 같다.
원래 운동 신경이 없는데다 기상도 방해할 때가 많아서 지상에서의 기간은 더욱 길어졌다.
지상에서 제대로 못하는 나를 보면서 이 스포츠가 나에게 무리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비행하는 것이 기대되기도 하면서 미루고 싶기도 했다.
어쨌든 1월말에 2%부족한듯하게 지상훈련을 통과하고 2번의 공동비행을 하고 드디어 첫비행 날이왔다.
구지산 북''에서 한단다.
지난주에 민주가 매미가 된곳인데 ㅠㅠ
그래도 경사가 덜해서 우선 뛰는건 덜 무서울것 같다는 기분이다.
시공제를 하면서 '안전비행하게 해주세요'라고 소리내어 말해본다.
산신령님과 산의 모든 귀신님들께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전방으로 뛰어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어째든 어떻게 이륙하나 잘 본다.
오늘은 바람이 좋은 것 같다. 기체를 금방 들어올리더니 가볍게 날아오른다.
얼마안되는 활주거리 끝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역시 무섭기는 하지만
뛰지않고 어정쩡하게 하면 더 위함하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자고 마음속으로 되뇌이면서 뛰게될 공간에 걸아나가본다.
위에서 보면 경사지지만 막상 서보니 뛸만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역시 긴장된다. 이런 긴장감도 참 오랜만인것 같다.
사람들이 나가는 것을 보고 스쿨장님께 여러번 이것 저것 여쭤본 다음에 배운것을 다시 말해본다.
(어른의 언어를 잊었는지 마음속으로 말하지 않고 입밖으로 중얼거리는 나쁜 버릇이 있다.)
"뛰다가 팔이 올라가서 기체가 머리위로 오면 견제를 하고 그러면 허리를 숙이고 팔을 뒤로 젖힌 다음에 다시 뛰어..."
민경이 언니의 무릎보호대 뺏어서 무릎에 하고(언니 고마와요) 헬멧을 쓰고 제일중요한 다리끈도 잘매고 무전기도 확인하고(광무야 고마와) 이륙장에 서 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가서 이륙장은 좀 전과는 달리 썰렁한 느낌이다.
사람들이 다 도와주시니 나는 별로 할 것이 없다.
심장이 두근 거린다. 뒤에 여러명이 기체를 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스쿨장님은 옆에 계신다. 심원이 형이 옆에 있었던가 ...;
"구령 붙이고 출발"이란 말고 함께 '있는 힘껏 뛰자'란 기분으로 뛴다.
스쿨장님도 걱정이 되셨는지 두번 'stop'하고 이렇게 뛰면 된다고 말씀해 주신다.
이렇게라... 다행이 안 틀렸나보다.
다시 출발 소리와 함께 뛴다. 팔이 올라가고 고개를 들어 기체를 확인한 다음에 팔을 조금 내리고 허리를 숙이고 팔을 뒤로 젖히고 뛰어간다.
'으악' 저기 활주로가 끝나가는게 보이는데 발이 땅에서 멀어지는게 보이더라.
나는 아마 정면을 보고 뛴게 아닌거 같다;;; 여튼 '슈~웅'하고 떠오르는데 그 속도가 느껴진다.
갑자기 발밑으로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인다. 갑자기 달라진 광경 때문인지 심장이 마구 뛰었던거 같다.
시끄러운 무전기 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리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다. 스쿨장님이 출발하기전에 말씀해주신 목표 언덕이 보인다. 시원한 바람 소리가 내가 정말 하늘을 날고 있다는 기분을 더 실감나게 해준다.
금방 언덕을 넘더니 착륙장도 보인다 도착지점이 눈에 보이니 안심은 되지만 생각보다 내가 너무 높이 있는거 같아서 조금 불안하다. 아래서 사무국장님이 말씀하시는데 빨리 못 알아듣고 버벅거렸던거 같지만 어쨌든 착륙했다.ㅋ
착륙장 상공에서 두번 꺽었는데 분명이 무지 높게 있었는데 일순간 고도가 낮아진거 같아 놀랐다. 먼가 땅이 점점 가까이 빨리 오고 있다. 발을 빼야 하는지 엉덩방아 찌어야 하는지 고민이 잠깐 되었지만 역시 엉덩방아 찌었다. 그래도 무사히 착륙해서 다행이다. 사실 내리고 났더니 다리가 떨렸다. 역시 무서웠었는지 다리가 떨고 있더라. ㅎㅎ 그래도 기분 좋은 흥분 상태였던것 같다.
착륙하고 나니 이륙장에서 처럼 모두 도와주신다. 광무랑 또 누구님(제학선배님이셨나요?)께서 기체도 다 접어 주신다. 모두들 축 인사말도 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이것 저것 가르쳐 주시기도 하고 어느새 스쿨장님도 와서 축하해주신다. 행복한 비행이었다.
스쿨장님 아니 선생님 감사합니다 . 그동안 저 때문에 선생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
너무 길어져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
1빠~~~~~ㅋㅋ
첫비행 축하하고 안전 비행 하세요...
그동안 고생 하신만큼 열심히 즐기시고 좋은 사람들과 매주가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민경이모 실력까지 오르는 그날까지 쭈~~욱~~~~ "화이팅!!!"
"영혜야! 술실력은 민경이모 보다도 10배는 낫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