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원정산 비행일지

-비행을 못했으니 비행일지는 아닙니다.-
■ 일시 : 2008년 10월 3일
■ 장소 : 청도 원정산 활공장
■ 장비 : 컨피던스
■ 비행횟수 : 10번>

바람이 조금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될정도로 약하게 올라온다.
고급팀원들도 두어번씩 글라이더를  들었다가 놓기를 반복하고...
그래도 이륙만 하면 고고도로 올라가고 무전기에서는 용각산쪽으로..
앞산쪽으로 장거리 비행을 하신다는 무전이 날라온다.
회원분들이 대부분 비행을 시작하고 이제 클럽장님과 박대장님 그리고
나만 남았다.클럽장님의 비행지시가 내려지고....

착륙장까지 들어갈수나 있을까....

약각 오른쪽으로 이륙하라는 지시에 방향을 조금 수정하고...뛰었다....
캐노피가 약하게 올라오는 듯.....가속하고 라이져를 놓고...
빠른 견제..순간...양력이 허리에 느껴지나  이륙하기에는 약하다는
생각에 허리를 더 숙이고 라이져를 체중으로 눌렀다.

....헉..이륙장끝이다..
가속때문에 멈추기는 어렵고..산줄에 팽팽한 텐션을 느끼고는 가슴을
지면과  수평으로 만들고 잡풀위로 몸을 날렸다.
몸이 뜨면서 나무위 30cm위로 이륙...성공..???
발이 나무가지에 걸리지 않도록 약간들었으나 무릅부터 잡목에
스치기 시작한다.

쓰바...왼쪽에 큰 나무...오른쪽 깊은견제후..처박았다..
캐노피는 머리위를 지나서 나무에 뺄래를 멋지게 걸었다..
11번째 비행에서 매미가 되었다.

클럽장님이 내려오시고...다친곳이 없음을 확인하시고는
톱을 가지러 올라가신다.
하네스를 분리하고 따라내려온 교육생에게 올려보내고
산줄을 묶고 있는데.......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진다..

오른쪽  3m정도의 지점에 또 한명의 동지가 생겼다.
그분의 캐노피가 내머리위에서 텐트를 쳤다..

업친데 겹친격이다.
괜찮아요?  하고 물어보니 괜찮단다..
...여기 뭐 볼것 있다고 오셨슈~~그냥 지나가시지..ㅎㅎ
머리위의 캐노피를 밀어내고 있는데 하늘에서 비명....

헉....나를 행해 돌진하는 검은 비행자...본능적으로 허리를 굽혀 피하자
한뼘위로 스치듯 지나간다. 나무잎 우수수..떨어지고....나무위에
널어놓은 내 캐노피를 끌고 앞쪽으로 떨어져 버렸다.

점입가경이다..
좁은 지역에 캐노피 세개가 올망졸망 엄켜버렸으니...
우리 고스톱이나 한판 댕길까요? 흐흐흐

[매미3]  괜찮아요?
[매미1]  예..괜찮습니다..다치신데 없어요?
[매미3]  빅버드 팀장님 괜찮아요?
...헉..나를 팀장님으로 오해를 하셨나..?????

일단 무전으로 팀장님 괜찮습니까..? 하고 물어보니 누군가 괜찮다는
무전이 온다.
아래쪽에서 뜻밖의 소리가 들려온다.

[매미3]팀장님을 내가 쳐버렸는데..안다쳐셔야 할텐데..

응..??????
헬멧을 벗고 뛰어올라가니
클럽장님이 누군가의 부축을 받으시며 머리에 피를 흘리고 앉아 계셨다.

손바닥으로 가리고 계셨으나 피는 축축히 젖어 나오고...
활공장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머리위로 이륙하는 기체를 보면서 무전으로 클럽장님의
부상을 알리고 모시고 올라갔다. 정신이 없으신 모양이다.
박대장님도 달려오시고..

잠시 상처를 보니 다행이 눈은 이상이 없으시고..5CM가량의 깊은
절상..누군지 모르지만 물을 가져오시고 붕대도 가져오시고..
지혈은 되었다.

교육생에게 차량운전을 부탁하고는 클럽장님을 내려보냈다..
담배 피워물고 정신을 가다듬고..박대장님과 말없이 캐노피를
회수하고 박대장님 이륙을 도와드리고는 착륙장으로 향했다.

착륙장에서 클럽장님이 이마를 6바늘 봉합하고,
어깨쪽이 아프시단다..
괜찮으셔야 할텐데..

캐노피 점검결과 3곳이 손상되었다.

이륙시 끝까지 견제를 잡아서야 하는데 ........
견제를 놓는 타이밍이 빨랐기 때문에 실패를 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고
클럽장님의 부상이 심해 속이 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