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 날씨 : 맑음(강수확률 0%)

   - 풍향/풍속 : 북/2(m/s). 윈드그루: 북서/4~6(m/s)

   - 기온 : 14도

   - 습도 : 23%

   - 비행장소 : 구지 대니산

 

오전에 바람이 세게 불어서 지상훈련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지상훈련 이었는데, 할 때마다 어렵습니다. 비행을 쬐금 했기 때문에 기체를 머리위에 세우거나 방향을 따라가는 건 생각만큼 되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어려웠습니다. 아직 기체를 세워서 유지하는 게 안 된다는 의미라 점점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에 지상훈련의 필요성을 남겨두고...

오후, 비행을 위해 대니산 북좌 이륙장을 올랐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오후 4시가 넘어서 석현팀장님의 비행준비 말씀에 따라 장비를 착용했습니다.

제일 마지막으로 이륙을 하려고 이륙장에 서서 약간의 긴장을 했습니다.

이륙장 바람이 여전히 쎄다고 느껴져서 사실 제대로 이륙이 가능할지 걱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석현팀장님이 “자 출발해~”라는 말씀에 그냥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세 네 걸음 정도 바람에 끌려? 기체에 끌려? 뒷걸음질 치다가 허공에 한 두발 더 달리고 무사히 이륙을 했습니다.

쎈 바람에 겁을 먹어서 개인비행보다 텐텀을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막상 이륙하고 나니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열이 없어서 피칭을 잡지 않고 비행을 했었는데, 두둥실 떠있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륙 후 피칭을 잡지 않아 참 좋았다는 이야기를 짱님께 드렸더니 좋아하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여전히 저의 몸은 기체의 움직임에 어색하게 반응하나 봅니다)

짱님은 최장시간 비행 아니냐며 무전을 주시면서 무전을 잡아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비행 중에 처음으로 무전을 해봤습니다. “짱님~~ 정말 좋아요!! 내려가고 싶지 않아요ㅎㅎㅎㅎㅎㅎㅎㅎ” 라고.

매번 일정한 장소에서 하는 비행이라 똑같은 경치를 보는데 매번 좋습니다. 특히, 이번 비행은 해질녘에 해서 조금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그렇게 길었던(?) 비행도 잠시 점점 착륙장을 향해가고 있었고, 짱님의 착륙 유도 무전이 이어졌습니다.

“미희야, 고도처리 한 번 해봐라” “......” 저는 사실 그 말씀에 너무 걱정스러웠습니다. 고도처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순간 얼음이었습니다. 방향전환이 없으니 짱님이 무전으로 유도를 도와주셨습니다.

17회 비행... 아직 저는 비행해가는 길이 어렵습니다. 정해진 길을 가지 않아 늘 설레임이 있지만, 그 만큼 어려움도 동반되는 듯 합니다.

짱님의 무전으로 인해 고도처리를 잘 했고, 착륙을 위해 점점 땅과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여전히 두 발보다는 엉덩이가 익숙한가봅니다. 엉덩이로 착륙지점을 확실히 찍고 일어서서 그제야 두 발을 땅에 딛습니다. 생각도 행동도 참으로 착륙은 어렵습니다.

8자로 착륙을 위한 고도처리와 착륙 자세를 집중적으로 익혀봐야 겠다는 다짐을 하며 비행을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