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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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회차 |
1회,2회 |
일자 |
2016년 10월 22일 |
장소 |
합천 대암산 |
풍향/풍속 |
북동/1~2(m/s) |
날씨 |
흐림(강수확률 30%) |
기종 |
볼레로 4 |
온도/습도 |
21℃/66% |
시간 |
5 min |
고도 |
580 |
지난주까지 지상훈련 및 마지막 지상 테스트를 마쳤다. 빅버드 비행일정에 “현정윤 교육생 오늘 첫비행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부터 설레임과 긴장감이 교차하고, “잘 할수 있을까, 잘하자”는 자기 암시로 후다닥 비행 당일을 맞이 했습니다. 사무실에 도착 하자마자 스쿨장님의 장비 준비 및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바로 시물레이션을 실시하였는데 역시 몸따로 생각따로 이어지는 동작에 내 자신을 다시 추스려 봅니다.
== 텐덤 비행 == 대암산 활공장 텐덤비행을 위해 하네스를 착용하라는 국장님의 지시가 내려지는 순간부터 이런 감정을 얼마만에 느껴 보았을까? 첫 미팅 장소로 향하던 그 시절 이후로 느껴본 짧은 시간이 지나고 “뛰어”라는 국장님의 목소리와 함께 그냥 정신없이 달렸다. 첫 느낌은 “바람이 왜 이리 쎄게 불지”였다. 강풍과 같은 바람 소리에 국장님과 무전기 소리가 작게 들렸다. 이어지는 국장님의 설명에 따라 브레이크 줄의 상태 설명과 함께 방향전환을 위해 직접 조작이 이어졌다. 얼마 동안의 시간이 흐르고 착륙과 함께 나의 첫비행을 위해 첫발을 내 딛는 과정이 무사하게 끝났다. 국장님 텐덤비행 수고하셨습니다.
== 첫 비행 == 맛나는 추어탕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첫 비행을 위해 대암산 활공장에 섰다. 스쿨장님의 질문 “지금 기분이 어떻습니까?” “설레입니다.”“그리고, 긴장됩니다.” 텐덤비행 때 보다 긴장감이 몇배나 더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이륙보고를 하고, “하나, 둘, 셋”을 외치며 캐노피를 끌었다. 그 순간 어떤 절차를 거치고 어떤 이륙 자세였는지 하얗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하네스를 통해 느껴지던 캐노피의 무게며, 팔의 위치며, 확인 절차등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렇게 어느 순간 내 두발이 활공장을 벗어나 허공에 둥둥 떠 있다. 이어지는 스쿨장님의 지시가 무전기로 전해 졌다. 견제, 만세, 자세 바로, ... 문제는 자세 바로하기 위해 하네스에 엉덩이를 올려 놓아야 하는데 어라... 올라가지 않는다. 짱님의 지시는 계속 내려지고 몸은 바로 되지 않고 그렇게 얼마 동안인지 모르게 바로 앉기 위해 나 혼자 만의 씨름을 할때 쯤 오전 사무실 시물레이션 시간에 실시한 방법(하네스 밑을 누르면서 당겨 앉는다.)이 떠올랐다. 그런데, 나는 그냥 지상에 있는 의자에 앉듯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지 않았던가. 역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중간 능선을 지나고 이어지는 국장님의 유도 지시가 계속 이어졌다. “좌측으로 몸 무게를 옮겨 봅니다.”,“우측으로 몸 무게를 옮겨 봅니다.” ..... 그리고 뒤이어 착륙장까지 들릴수 있도록 “야호~~~~” 외쳐봅니다. “야호~~~~” 정말 속이 시원 하도록 얼마만에 외쳐 보았는가. 상쾌하다, 시원하다. 정말 기분 좋았다. 글라이더 사이로 한 마리씩 보이는 갈매기(육지 갈매기?)의 기분을 살짝 훔쳐보는 기분이랄까.~ 하네스에 앉아 캐노피와 산줄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산줄이 뒤로 많이 날린다. 산줄을 살짝 팽팽하게 당겨 놓은 상태가 25%정도라고 교육을 받았는데, 국장님께서는 만세를 하라고 하신다. 사실 브레이크가 고리에 걸려 더 이상 만세를 할수 없는 상태로 활공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는 얼마나 팔이 아프던지 살짝 라이져를 잡고 있는데 어떻게 아셨을까 국장님께서 팔굼치를 옆구리에 붙이라는 무전이 날라옵니다. 이게 보이시는가? 가능하신가? 에이 대충 넘겨집기 하셨겠지. 나중에 여쭤보니 다 아신다는 말씀에 입이 쩍~~ 그렇게, 들리는 것은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무전기에서 간간히 흘러나오는 짱님과 국장님의 지시소리뿐 너무 평온하다 라는 느낌만이 들었다. 이대로 계속 활공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중력이란게 완전히 산통을 깨어 놓았다. 착륙지점에 닿을 무렵부터 국장님의 유도 지시는 한층 더 빨라졌다. 고도처리를 하기 위해서 인가보다 생각할 때 쯤 나의 기체는 착륙장을 지나 농지 위까지 닿았고, 그때쯤 왼쪽 브레이크 줄을 50%까지 당기라는 지시가 내려 졌다. 처음 활공하면서 직접 당겨보는 50%였다. 25%와는 비교가 안되는 상당한 힘이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뒤이어 지는 국장님의 유도 지시 “바로~, 오른쪽 브레이크 50%~, 더더더~. 바로~, 이제 착륙 들어갑니다~, 다리 앞으로~, 브레이크 100%로~” 허걱! 팔이 내려 가지 않는다. 힘껏 눌러서야 내 몸이 정지하고 두발이 지상에 닿았지만 착륙지점을 한참 벗어나서 였다. “현정윤 착륙하였습니다.“ 선배님들의 첫비행 축하를 받으며 나도 다시 한번 “잘하자” 마음을 다 잡아 보았다. 정신없이 지나간 첫 비행이라 자세히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무엇을 잘못했지? 무엇을 고쳐야 되지? 등등 ~~~
== 두 번째 비행 == 첫 비행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번 더 활공장에 올랐다. 스쿨장님의 “첫 비행 축하 합니다” 라는 말씀과 함께 악수를 청하셨다. 악수를 하면서 “참 정이 많으신 분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시던 모습은 아직도 선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헬멧 쓰시고, 고글 쓰시고 계시면 누가 누구신지 모릅니다. 다만 모두 선배님이시란 것은 확실하고 ~~~ 그렇게 몇 분의 선배님들 이륙에 이어 2번째 비행 준비를 위해 이륙 보고를 하고, 짱님의 지도를 받았다. “너무 빨리 뛰어 나가지 말고 견제와 확인을 한 뒤 잠시 기체 조정을 하고 뛰라”고 하셨다. 2번째 지시대로 했는지 생각을 하기도 전에 벌써 내 몸은 창공에 던져지고 짱님의 지시 무전이 계속 전달되었다. “자세 바로~” 첫 비행 때 고생을 생각하며 침착히 하네스를 누르며 가볍게 올라 앉았다. 조금의 여유가 생겼나 보다. 무전으로 내려지는 지시도 한결 더 잘 들리고 바람 소리도 기분 좋게 들려 왔다. 한번 씩 확 끌어 당기는 듯한 구역을 지날 때 마다 “이것이 열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몇 군데 그런 구간이 있었다. “언제 이런 열을 잡을 수 있는 때가 올것인가”를 되뇌여 보았다.. 능선을 지나는 지점부터 국장님의 유도 지시는 다시 바빠지기 시작하였다. 국장님의 지시에 따라 좌측, 우측으로 몸무게를 이용하여 방향 확인을 하며 착륙장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초보이지만 “조금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착륙장 100여 미터쯤에 있는 농가의 커다란 물탱크 위를 날고 있을 때 부터였다. 첫 비행 때는 “저것이 있었나?” 할 정도로 작게 보였는데 너무 잘 보였다. 틀림없이 물탱크 물 빛이 간장 같이 진한 갈색이고 밭의 고랑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매순간 쑥쑥 내려가는 몸이 “착륙장까지 갈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고 국장님의 지시가 내려졌다. “착륙장 오기 전에 착륙을 할 것이니 앞에 보이는 나무를 피하고 밭에 착륙합니다“ 착륙장에서 대략 30여미터 되는 것 같았다. 다행히 추수를 마친 밭고랑이 보였고, 국장님의 “100%” 라는 지시와 함께 힘껏 브레이크를 눌렀다. 캐노피가 주르륵 떨어지고 산줄에서 피하려고 몸을 뒤로 옮기려다 밭고랑 턱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ㅋㅋㅋ” 속으로 넘어져 있는 내 모습에 허탈 웃음을 지으며 아무 탈 없이 착륙하도록 유도해주신 국장님께 “감사합니다.”라고 생각 할 무렵 국장님의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흘려 나왔다. “현정윤씨 괜찮습니까?” “현정윤 착륙하였습니다. 네~ 괜찮습니다.” 정말로 괜찮았다. 착륙장이 아닌 곳에서 착륙한다는 것에 잠깐 놀랬지만 “이런 경우도 있구나” 라는 멋진 경험이었다. 다만 착륙장에서 순서에 따라 고도처리와 착륙 자세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나 할까.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은 “나는 언제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혼자 고도를 확보 할수 있을까?” 장비를 정리하여 착륙장에 도착하니 몇몇 선배님들께서 토닥이며 위로와 고견을 아끼지 않으셨다. 긴장이 풀리니 몸이 쫙~~ 가라 앉는게 느껴졌고 돌아오는 한동안 기절과도 같은 단잠에 빠졌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짱님께서 동영상 분석을 하시면서 나에게 이륙자세에 대해 지적을 하여 주셨다. “견제가 너무 늦다. 오늘은 바람이 불어 쏟아지지 않았지만 견제를 조금 더 빨리하라”
오늘 이렇게 페러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하루를 무탈하게 보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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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행 축하드립니다...암튼 안전하게 잼나게 좋은 추억 만드세여..
다시한번 첫 비행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