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일지

|  회원의 비행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2016.05.23 23:38

빅리그날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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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 : 구름조금(강수확률 20%)

   - 풍향/풍속 : 북동/2~3(m/s)

   - 기온 : 19도

   - 습도 : 20%

   - 비행장소 : 합천 대암산

   - 기종 : 아트라스 엑스 알프스

   - 비행시간 : 2시간 40분

   - 최고고도 : 1300



빅리그가 있는날이다

지원하다가 혹여나 틈나면 새로산 예티 하네스 적응비행을 해보고 싶었다.

비행하고 싶었던 마음을 읽으셨는지 스쿨장님께서 더미 나가라고 하셨다.

이륙장 도착하여 평소 지인들이 체험비행에 대해 많이 물어봐서 페이스북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체험 비행을 보여주고 설명 해주는 방송을 했다.

빅리그 타스크를 짜주셨고 일단 입력을 해보았다.

11시가 넘어서자 상승 하는 다른팀 파일럿들이 보였다.

브리핑을 듣고 큰의미는 없지만 더미준비하고 나가려는데 승우형님 부터 국장님까지 빠르게 나가셨다.

더미가 아닌 후미가 됐다.ㅋ

새로산 예티 하네스를 꼼꼼히 체결했다. 

가만히보면 헛웃음만 나오는 얇은비너를 만지작 거렸다.

도저히 나를 못버텨줄거 같이 생겼다.

1톤까지 견딘다는 이야기를 들어 믿음이 가지만 그래도 참 불안하게 생겼다.

스쿨에서 하네스세팅 하며 앉아 보았는데 세상에나..깜짝 놀랄만한 허전함이었다 ㅋ

웨이트가 기체에 딱중간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1.5리터 얼음물을 쑤셔 넣었다.

가볍긴 정말 가볍다.

최근 세번의 이륙이 다 엉망이었다.

이륙매미에 견제가 늦어 앞전이 다 무너졌었다.

새로운 하네스에 자신없는 이륙때문에 긴장이 됐다.

다행히 순한 바람에 그나마 잘 나갔다.

근데 나가자마자 중요부위가 압박이 와서 너무 아팠다.ㅠㅠ

뒤로 누워 앉으니까 무슨 바구니에 쏙들어가 발만 달랑 들린 느낌이었다 ㅋ

더군다나 하네스 사이즈가 없고 프리사이즈라 내 엉덩이를 포근히 감싸주지 못하는 하네스였다.

그리고 엉덩이가 두짝이라는게 느껴지는 신기함이었다. 기체가 흔들릴때 엉덩이가 따로 놀았다.

뒤에 넣어놓은 얼음물의 한기도 느껴지는 하네스였다.^^ 계속 비너를 주시하는 불안한 내 눈 ㅋ

암튼 오늘 타스크는 좌.우측 왔다갔다 하다가 시멘트 공장 갔다와서 고수부지 가는 거였다.

방해 안되는 선에서 최대한 다녀보다가 내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이륙장 오른쪽으로 가서 고참분들이랑 같이 열을 잡았다.

짱님.국장님외 많은 고참분들이 떠 있으셔서 뭔가 의지가 많이 됐다.

무조건 높이 열을 잡아 타스크 찍으러 다니는 나랑 다르게 고참들은 필요한 고도만으로 산에 붙어 빠르게 타스크를 찍고 다니셨다.

나는 그럴만한 자신도 없고 너무 불안할거 같아 잡히는 열은 무조건 끝까지 잡았다.

물론 심한 드리프트때는 자르고 나왔다.

사방에 열인데 기상이 거칠었다. 헬기장쪽을 찍고 돌아오는길에 앞전을 한방 맞았다.

이렇게 세게 맞는건 두번째였던거 같다. 

나름 견제를준다고 확 잡았는데 정말 빨리 회복 됐다.

가벼워서 그런가?? ^^;;암튼 다행이었다.

이륙장 왼쪽 오른쪽을 계속 찍고 다녔는데 바람이 동풍 남풍 계속 바뀌는거 같았다. 

헬기장에서 이륙장쪽으로 두번째 이동중에 고도가 7부 정도로 내려가 긴장하고 있는데 피부로 느껴지는 따뜻함이 스쳐가며 정신없는 흔들림과 함께 열에 들어갔다.

순식간에 1000이 잡혔다. 5점대 열이었다.

룰루랄라~1300까지 오르는 시원하고 화끈한 써머링이었다.

여유있는 고도에 두군데 타스크를 편하게 찍고 이제 시멘트 공장쪽으로 향했다.

지난번 타스크 비행때 시멘트 공장앞 뚝방에 내린적이 있어서 왠지 갈수있을것만 같았다.

좌측 거의 마지막 능선까지 가서 고도 700정도 확보하고 일단 출발.

벌판쪽에는 고도 좋게 대연이가 있었고 종합운동장(?)쪽 능선에는 승우형님이 산에 붙어 열을 잡아 올리는게 보였다. 선택 해야 했다.

지난번 비행때 승우형님 있는 쪽으로 갔다가 고생고생 해서 결국 비상착륙 했고 평소 벌판열은 잡기가 쉽지 않아서 둘다 자신없었다.

일단을 대연이가 좀더 가까이서 벌판열 감아 올리길래 

그래 뭐라도 있겠지 싶어 풋바적당히 밟고 가는데 열을 피해 갔나보다. 고도는 400.

일단 벌판쪽 내릴곳을 찾았다. 내릴곳이 많아 보였다. 일단 하는데 까지 해보자.

이리저리 약한열에 돌려보지만 본전도 겨우.

계속 직진해서 고도 다 까질때 까지 가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잠시 뒤를 돌아봤는데 배풍 받아가면 착륙장에 갈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괜히 다른데 내리지 말고 착륙장으로 가자고 맘먹고 우턴으로 돌리는 순간 바로 열이 잡혀 방향 전환과 동시에 열잡는 턴이 되버렸다.다행히 드리프트도 착륙장쪽..

마음을 비우니 뭔가 기회가 생기는게 신기했다.

결국 항상 고도 처리해서 내리던 쪽에 고도 좋게 날아와서 착륙 하겠다고 보고했다~

호정형님이랑 비슷한 고도였다.

호정형님이 "옆에 석현이가?"라고 물으셔서 맞다고 했다.먼저 내려 가실거 같이 보셨다.

피해서 고도처리 하고 있는데 마을쪽에 열이 잡혔다.

250고도였다.

초기열에 자신이 없었던터라 연습해보자는 마음에 정말 집중해서 최대한 손해를 줄이며 상승했다. 300,400 산쪽으로 드리프트되어 산에 붙였는데 남풍영향인지 산에 붙이면 싱크가 너무 심했다. 고도 다까먹고 진짜 착륙 모드.

근데 이번엔 벙벙한 열이 잡혔다.

아무데나 돌려도 천천히 계속 상승.

호정형님도 어느새 상승.


그때였다..

이륙장과 중간능선 사이에 흰색기체 한대가 추락했다.

앞전이 심하게 들리더니 쏟아지고 맞고 접히고 기체랑 몸이랑 수평이되어 같은 선상에 있더니 돌면서 추락 한다.

확신은 없었지만 남이사님 같아 보여서 급하게 무전을 날렸다.

"이륙장쪽 기체 한대 추락했는데 우리팀 아니예요??" 입이 말랐고 내 목소리가 내가 들어도 불안했다.

국장님이 다급하게 무전을 하셨고 승우형님인가?? 남이사님 맞는거 같다고 하는 무전이 들렸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갑자기 싸늘한 기운이 감돌아 소름이 끼쳤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석현팀장님이 전화 통화 했다는 무전이 오고 괜찮다고 하신다.

긴장이 풀렸는지 너무 놀란건지 뭔가 모를 울컥함에 눈물이 쏟아질거 같았다.

'진짜 다행이다'

잡고 있던 열을 계속 잡으며 지상에서 구조팀 보내니까 편하게 비행 하라고 하신다.

그 사이 호정형님이 내리셔서 구조팀인원 안되겠는데 하셔서 내려가자..내가 너무 늦었구나 생각에 내리려고 가는데 구조팀 된다고 또 무전이 온다.

갈팡질팡 고민하는데 열이 좋아 일단 고도를 잡았다. 계속 마음은 편칠 않았다.

일단 고도 잡고 중간능선쪽으로 가서 남이사님을 찾았지만 안보였다. 탑랜딩 해서 구조팀이랑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에 이륙장쪽으로 가니 싱크가 너무너무 심했다. 1차시도 실패.

다시 축사쪽에서 고도 1000잡아 2차시도.

탑랜딩 되면 해서 구조팀 합류 하겠다고 무전날리고 윈드색 동풍 잘들어오는거 확인하고 산불초소 뒤쪽으로 고도 700에 접근하는데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며 뒷산에 열이 너무 좋아 하강은 무리였다. 그러고 이륙장 우측능선을 보니 다른 비행자들 모두 서쪽 사면에서 열을 잡고 있었다.

자신이 없었고 무리는 더더욱 안되는 상황.

그 사이 도착한 구조팀 박만창팀장님께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게 숲속으로 내려가셨다.

뒤따르는 민규형 지양환아저씨..

죄송했다.

뭐라도 하고 싶어 남이사님 위치라도 파악해 드리고 싶어 고글을 벗고 진짜 자세히 봤다.

중간능선 못가는 지점에 하얀기체가 조그맣게 보였다. 위치 무전을 보내고 착륙장으로 향했다.

착륙하고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것 처럼 작은 가방에 기체를 쑤셔넣고 호정형님과 구조팀 픽업을 위해 출발.

이륙장 오르는 길에서 만난 구조팀.

체력이 방전 되신거 같이 앉아계시는 박만창,지양환아저씨.

한참뒤에 터덜터덜 걸어오시는 남이사님과 민규형.

남이사님 보자마자 꽉 안아드렸다. ㅠ

민규형은 옷입고 샤워한거 처럼 옷몸이 젖어있었다.

너무 미안했다.

이틀연속 큰매미구조.

나도 빅리그 지원조인데 너무 비행을 열심히 해서 진짜 미안했다.

착륙장가는길 차안에서 남이사님이

"비행 10년 했으면 할만큼 했다" 하시는데 아무 말씀도 드릴수 없었다. 


골에들어가신분들, 비상착륙하신 분들, 구조하신분들, 구조되신분, 픽업하신분들, 모두 착륙장으로 모였다.


우리는 빅버드였다.



ps.구조대분들 진짜진짜 고생많으셨습니다~

남이사님 몸도 마음도 얼른 회복 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1인10역하신 민규형 특히 진짜 고생많으셨어요~

골에 들어가신분들 축하드립니다.

지원조임을 망각한

저는 깊게 반성하겠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