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들렀습니다.
저를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고해서 망설이다가...그래도 몇 분이라도 계시기에 러시아 모스크바 출장갔다 온 기행문을 올려봅니다.
작년에는 겨울이 한창인 2월달에 갔었고, 금년에는 여름에 해외법인장 회의 일정이 잡혀 있었던지라 7월 6일날 갔다가 11일날 돌아왔습니다. 작년 2월에 본 모스크바는 온통 눈밖에 없었는데, 금년 7월에 본 모스크바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겨울에 봤던 모스크바의 잔상이 머리에 남아 있어서 누가 러시아에 여행이라도 간다고 하면 말릴 정도였는데, 이번에 본 여름의 경치는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길래 한마디 남기려고 합니다.
북경에서 출발하여 9시간의 긴 비행시간 끝에 상공에서 바라다 본 모스크바는 아름다음 그 자체였습니다.
시내중심가로 판단되는 곳을 제외하면 띄엄띄엄 놓여있는 별장처럼 어우러진 집들, 중간중간에 나있는 호수, 나무숲들...유럽만이 가진 전형적인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회사는 라면도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라면사업은 사실 한국보다 러시아 사업부문이 더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회사에서 생산/판매하는 라면은 '왕뚜껑, 팔도비빔면, 장라면...' 등입니다.
라면 드시거나 사실 일 있으면 앞으로는 저희회사 라면을 많이 애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러시아 전체 라면시장 점유율이 무려 40%가 넘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2개소가 있지요.
그중 1개소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리잔이란 곳에 있습니다.
물론 리잔이란 도시도 모스크바주에 속하는 도시이긴 합니다.
공장으로 이동할 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러시아의 고속도로란 것이 일반국도와의 경계가 없는 즉, 국도와 고속도로를 합쳐놓은 듯한 인상이 듭니다. 톨게이트도 없고, 요금수납하는 부스도 없고, 고속도로에서 벗어나면 바로 시골마을과 연결되는 그런 형태로 건설되어 있더군요.
이동하는 중에 작년에 심하게 불이났던 숲을 통과했습니다.
러시아는 숲을 이루고 있는 수종이 거의 자작나무라고 합니다.
이 자작나무 밑에 있는 퇴적물이 몇 백년동안이나 쌓여있다 보니 그 성분이 석탄이 되기 직전의 바로 그런 성분이랍니다. 누가 방화를 한 것이 아니고, 여름에 강렬한 햇볕이 쬐어져서 자연발화한 것이 작년의 산불이라고 합니다.
한국식당에 들러서 식사를 하기도 했지만 점심은 주로 러시아식당에서 했는데요,
주요 메뉴가 바베큐, 빵, 토마토소스 이다보니 두끼 정도는 먹을만 했는데, 계속적으로 먹으니깐 속이 느끼한 것이 김치생각이 절로 나게 하더군요. 다만 러시아 전통술인 보드카는 마실만 했습니다.
러시아에서 신이 내린 3대 축복이 자작나무, 여자, 보드카랍니다.
자작나무 숲이 러시아 대기를 맑게 해주며 또 거기서 나는 버섯이 사람 몸에 아주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상 어느 나라에도 러시아 여자만한 미인들이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제가 봐도 얼굴이 주먹만 하면서 몸매가 얼마나 좋은지 멀리서 보면 키가 엄청 커보이는데 가까이 가보니 그리 크게 보이지는 않더군요. 다만 하체길이가 엄청 크다보니 키가 크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보드카가 러시아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네요.
3대 저주도 있는데 날씨, 남자, 보드카가 3대 저주랍니다.
겨울이 9월부터 4월까지 무려 7개월이나 지속이 되어서 싫고, 러시아 여자들이 볼때 러시아 남자들은 세계적으로로 무능하다고 느낀답니다. 이혼율이 아주 높은 편인데 이혼을 하더라도 남자들이 그 사이에서 출생한 아이들을 부양할 의무가 있다는데, 처음 얼마동안은 양육비를 보태주다가 대부분의 남자들이 도망을 간답니다. 그래서 러시아 여자들이 생활력이 강하다고 하네요.
보드카는 3대 축복에도 들지만 3대 저주에도 든답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독주를 마시다 보니 대부분 단명을 한답니다.
3일째 되는날은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여서 라운딩(일명 자치기)을 했습니다.
잔디상태가 샷을 하기에 너무 좋아서 중국에도 이런 구장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2009년에 처음 머리 올려서 골프장에 몇 번 가보지는 못했지만 모스크바의 그 클럽에서 제 신기록(?)을 작성했답니다...ㅎㅎㅎ
그날 라운딩을 마치고 시장조사를 하고 난후, 조촐하게 한국식당에서 한끼 떼우고 노래방이란 곳엘 갔었는데, 중국에서 흔히가는 KTV(중국에서는 노래방을 KTV라고 하는데, 맞는지 안맞는지는 모르겠지만 Karaoke TV의 약자라고 합니다)랑 다를 바가 없었고, 다만 접대부들은 러시아인이 아닌 CIF(구소련) 국적 노랑머리들이 많더군요..ㅎㅎㅎ
그런데 거의 끝날 무렵 얘네들이 자꾸 사우나를 가자는 것입니다.
알고보니 러시아는 2차를 주로 사우나에 간답니다. 거기서 아마도 일이 이루어지는 모양입니다.
물론 주재원 신분이라서 가지는 못했지요.
회의를 마치고 나서 시간이 남기에 모스크바 시내 관광도 했습니다.
붉은 광장, 모스크바 대학, 전쟁기념관....
유람선을 타고 모스크바 강을 1시간 30분 정도 유람을 했는데, 저쪽 맞은편 강변에서는 돗자리를 깔고 사람들이 선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젊은 여성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흰 속살을 드러내 놓고 누워있는 것이 보였는데, 숨이 콱 막히는 줄 알았습니다...ㅎㅎㅎ
전쟁기념관은 독일이 러시아를 침공했을때 승전한 것을 기념하여 만들었답니다.
전쟁기념관 광장이 아주 넓었는데, 분수대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 그리고 '1943', '1944' 같은 숫자를 바닥에 박아놓았는데 이것들은 1943년에 전사한 군인들은 이곳에서 묵념을 하고, 1944년에 전사한 군인들은 또 다른 곳에서 묵념을 하는 그런 의미랍니다.
이 분수대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물놀이를 즐기는 젊은 여자들도 있더군요.
서울의 인사동거리 같이 골동품이나 기념품을 갖다놓고 파는 시장이 있는데, 거기도 마찬가지 한국관광객들이 많은지 유창한(?) 한국말로 우리를 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장사하는데 필요한 한국말은 거의 다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개 200루블, 두개 300 루블, 싸다 싸...
한개 150루블 받으면 나 비지니스 없어요...
한개 200루블 안비싸요....
참새언덕이란 곳이 있는데요...
이 참새언덕에서 보면 모스크바 시내가 거의 보인답니다.
참새가 많아서 참새언덕이라고 한다는데 제가 간 날은 참새들이 거의 없는것 같았습니다.
뒤로는 그 유명한 모스크바 대학이 있고, 앞으로는 몇 년전에 UEFA 결승전 맨유와 첼시의 경기가 열렸던 올림릭 주경기장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