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건천 벽도산 - 날씨 : 맑음(강수확률 19%) - 풍향/풍속 : 북서~북/3~4(m/s)
- 고도 : 436m - 기종 : 볼레로5 - 시간 : 40‘
- 기온 : 5도 - 습도 : 30%
- 내용 :
늘 하던 이륙장도 날씨에 따라 너무나 새롭지만, 이번 비행은 새로운 이륙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설레임이 충만했습니다.
고참들이 이륙 준비를 합니다. 더미로 손팀장님이 앞서 나가셨고, 울렁이는 기체를 다루는 모습을 보여 주셨지만, 이내 공중바람은 깨끗하다고 무전을 주십니다.
고참들이 모두 이륙을 하고... 교육생들도 이륙 준비를 합니다.
너무 추위에 덜덜 떨어서 그런지 뇌도 덩달아 어는 기분이었습니다. 저 또한, 짱님께서 준비하라는 말씀에 후다다닥 서둘러 이륙준비를 합니다.
이륙시도.
오늘의 문제는 오른쪽이었습니다. 손팀장님 무전도, 고참들도 이륙 후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라고 하셨습니다. 오른쪽에 가스트가 있어서 그런지 터뷸런스가 있어서 그런지 이런저런 말씀들을 나누셨습니다. 어쨌든 위험지역은 오른쪽....
하나둘셋 휘잉~ 저는 기체에 매달려 오른쪽으로 날았습니다. 기체를 들어올리려는 시도를 한 기억은 있는데, 견제에 대한 기억도 없고, 산개에 대한 기억은 더더욱 없습니다. 기체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오른쪽으로 끌려갔습니다. 대충 가까운 나뭇가지에 걸리나 싶더니 2m 정도(?)를 더 끌러갑니다... 끌려 갈 때도 브레이크를 눌려야하는 건지..
바람이 쎌 때, 이륙하는 방법은...
기체가 더 빠르게 올라오므로 견제를 조금 더 빨리 할 것.
기체가 당기면 따라서 한 두 발자국 올라 갈 것. 그리고 앞을 향해 달릴 것.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고참들이 거친 기상에서 기체를 다루는 모습 또한, 쉬워보이진 않았습니다. 이륙에 대한 감 없이 졸업하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
다시 기체 정리 후, 이륙 준비를 했습니다.
바람이 거칠어 조금 잠잠한 타이밍을 기다립니다. 짱님과 승우오빠가 한 마디씩 해주십니다.
“겁먹지 말고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니가 할 수 있는 기상에 내 보낸다”
“겁 먹지 마. 겁 먹으면 무전이 안들리게 되는데, 그러면 더 위험해. 겁먹지 마”
제가 겁 먹었던 걸까요? 사실 이륙을 위해 섰을 땐, 다른 생각 보다도 무사히 이륙을 해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륙하는 시뮬레이션을 떠올려 보지 않아 잘 못된 걸까요? 아... 이륙! 점점 더 어렵습니다.
바람이 좀 나아져 이륙시도를 했습니다. 역시나 하나 둘 그냥 붕~ 떳습니다. 견제, 산개, 이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뜨고 나서도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이륙을 한걸까요, 볼레로가 이륙을 하는데 저는 따라 간걸까요?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앞으로 쭉 나갑니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짱님 무전이 들려옵니다. 풋바에 발을 걸라 하십니다. 25프로 50프로 100프로 악셀레이터(?)를 이륙 전에 알려주셨습니다. 이륙하고 25프로 쭉~ 밀었다가 다시 50프로에 걸라십니다. 그러나... 100프로에 발이 들어갔습니다. 어정쩡하게 밀다가 멈췄습니다. 100프로에 발을 걸고는 50만큼만 자체적으로 조절을 했습니다.. 하나하나가 뜻대로 되지 않아 어렵습니다.
그렇게 불편한 자세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국장님 무전이 이어졌습니다. 오른쪽 왼쪽으로 몸을 싣어 방향을 살짝살짝 잡아 주시며, 좋다고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십니다. 그러며 산 능선이 보이는데 오른쪽으로는 넘어가지 말라고 하시며 계속 나오라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러다 오른쪽으로 180도 왼쪽으로 180도를 반복하며 앞으로 나와를 세네번 반복했습니다. 고도가 낮아지는 느낌이 전혀 없이 둥둥 계속 떠있었습니다.
가장 처음 이륙하신 손팀장님과 석현오빠가 비행을 하며, 인사를 해주십니다. 아~ 행복합니다.
이렇게 즐기는데 국장님 무전이 들려옵니다. “비행 더 할래? 착륙할래?” 아주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더 하고 싶어요” 그래서 아까와 같은 것을 몇 번 더 반복했습니다.
브레이크를 잡은 손이 덜덜덜덜.. 의지와는 다르게 계속 떨렸지만, 절~~~대 내려가고 싶지 않을 만큼 좋았습니다.
점점 져가는 해를 보며 노을 지는 것도 하늘 위에서 봤고, 까마귀 떼가 지나가는 것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장면 장면을 머릿속에 기억하려 정말 열심히 그렸습니다.
착륙하고 나서 제가 한 것이 릿지 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국장님께서 릿지 방향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지만, 이해를 못했습니다......
비행을 하면서 다시 악셀을 밟아 보라는 국장님 무전이 들어옵니다. 밟으면서 도르래의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 기공의 변화가 어떤지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도르래의 위치는 내려오는 것을 확인했지만, 기공의 변화는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잠시 후.. 또 다른 과제를 내 주십니다. 귀접기를 하는 것.
A라이저 제일 바깥쪽 산줄을 힘껏 당기라고 하는데, 순간 빨간 A라이저 여러 줄이 들어와 헷갈리며 안쪽에 있는 뭉치를 당깁니다. 으악~~ 기체가 이상함을 느꼈고, 얼른 손을 놔버렸습니다. 이 상황을 지켜보시던 국장님 무전이 이어집니다. A라이저를 전부 다 당기면 어떻하니~ 기체가 다 무너지잖아~ 정말... 식겁했습니다. (착륙하고 알았습니다. A스톨이라고 하신 말씀을...)
다시 정신차리고 제일 바깥쪽 A라이저를 당겼고, 조심스레 위를 봤더니 귀가 접혔습니다. 신기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접힌 것도 신기했지만, 힘이 크게 들지 않고 접힌 게 더 신기했습니다. 역시 시키는 대로 말을 잘 들으면 이렇게 좋습니다. 귀를 접은 상태로 방향도 전환해봅니다. 정말 여러 가지를 많이 배웁니다. 그렇게 착륙장으로 들어섰고, 많은 고참들이 지켜보고 계십니다.
착륙을 위해 고속도로를 넘었고, 고도처리를 합니다.
8자를 그릴 때, 늘 제 생각보다 길게 나아갑니다. 방향을 전환하려고 하면, 날카롭게 캐치하시고 더 나가라는 국장님 무전이 들려옵니다. 늘 직접하는 저는 왜 아직 고도처리에 대한 감이 덜 한걸까요?
무전에 따라 고도처리를 했고, 자 착륙 들어온다. 가슴 앞으로 내고 다리에 힘주고 뛸 준비하고 라는 친절한 말씀과 더불어 무사히 착륙을 합니다.
아~ 너무나 행복한 비행이었습니다.
이륙 후, 산능선 끝까지 나와서 시간을 확인했더니 4시 55분 이었습니다. 거기까지 오는데 최소 5분이 걸렸을 거라 생각하고... 착륙을 5시 35분 쯤 했으니 대략적인 비행시간만 해도 40분은 넘는 것 같습니다. 최장시간 비행. 악셀레이터사용. A스톨?. 귀접기. 절대 잊지 못할 비행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