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 맑음(강수확률 10%)
- 풍향/풍속 : 남~남서 5~7(m/s)
- 기온 : 27도
- 습도 : 30%
- 비행장소 : 구지 대니산 (남좌)
9회 비행
9회 비행을 했습니다. 9월 초에 2~4회 비행을 해 본 후, 한 달 만에 대니산 남좌 이륙장에 섰습니다. 사실 이륙장에 두 발을 내딛기도 전에 너무 걱정이 앞서고 긴장되었습니다.
눈에 보여지는 경사가 시각적으로 굉장한 위협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최대한 긴장된 내색하지 않으려 마음을 다잡고 씩씩하게 이륙장에 섰습니다. 제 옆에는 존재 만으로도 든든한 짱님이 계시고 이륙 전에 늘 숙지해야 될 사항들을 일러주셔서 새겨 들으며 걱정을 내려 놓았습니다.
“자 이륙보고.. 구령 붙이고 출발!” 짱님 말씀을 늘 들어서 그런지
지상훈련을 할 때의 기분이 잠깐 들었습니다. 기체를 세우는 순간 “견제확인”이라는 말씀에 긴장을 했던 마음은 기억나지 않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두 발은 공중에 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륙을 하고 방향을 잡는다고 있는 힘껏 고개를 싣고 있는데, 짱님이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왼쪽에 산줄이 꼬여있어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려고 해도 왼쪽으로 틀어질 거라는 말씀에 이어 “그러니까 니가 방향을 잡아가면서 가야된다”는 무전이었습니다.
오마이갓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제 기체 흔들리는 것에 적응이 되려는데, 몸에 긴장이 되면서 힘이 들어가 얼음 상태가 되었습니다. 뭐 달리 방법이 없어 착륙장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방향 잡으려고 혼자 끙끙 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착륙장이 가까워지자 국장님의 무전이 이어졌습니다.
오늘도 “더더더더더더더더더...”라는 말씀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꼭 ! 착륙 유도 무전을 받을 때 (90도 180도 방향 잡을 때) 있는 힘껏 당겨서 국장님이 말씀을 아낄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덜 당겨서 그런지 역시나 두 발로 쿵 하며 미완성된 착륙으로 두 발을 내딛었습니다. 착륙 후 국장님은 늘 한결같은 말씀을 해주십니다.
“땡기라는데 왜 안땡겨~ 있는 힘껏 그냥 땡겨~” 걱정말고.
아직도 무슨 걱정과 겁이 그리 나는지 ㅎㅎㅎㅎㅎㅎ 장비를 챙겨 다음 비행을 위해 올라가며 말씀드렸습니다. 있는 힘껏 댕기겠다고!
10회 비행
오후 바람이 거칠수도 있다고 하셔서 오전에 두 비행을 했습니다.
앞선 이륙에서 큰 실수가 없어서 약간의 긴장감으로 이륙준비를 했습니다.
다섯 번째? 정도 대니산 남좌 이륙장에 서지만, 가파른 경사는 늘 걱정스럽게 합니다.
잘 이륙을 한다고 했지만, 역시나
이륙을 하고서도 실수의 연속입니다.......
견제확인을 하고 달려 나갈 때 한 두발 더 뛰라고 했던 말씀이 무전을 통해 들려오면서 ‘아뿔싸’ 싶습니다. “안 뛰고 거저먹을라고 하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들켜버렸습니다.
짱님은 어떻게 그렇게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 주실까요?
언젠가는 완벽한 이륙 자세로 이륙을 하는 그날 멋지게 칭찬을 받고 싶습니다 !
“자 오른쪽으로 방향잡고” ㅎㅎㅎㅎㅎㅎㅎㅎ 여전히 몸 보다는 고개를 싣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상훈련을 하면서도 계속 느낀 거지만 자꾸 몸과 생각이 따로따로 인 것 같아 걱정입니다.
언제쯤 생각대로 몸이 움직일지....
자세를 잡는 순간 짱님이 뭉클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두 자리수 비행 축하한다”
감사하게도 첫 비행에 이어 또 다시 축하해주셨습니다.
제가 오히려 감사드리며 이 영광을 모두 짱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 비행 중에 브레이크에서 손을 놓고 무전을 잡는 건 겁이 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그냥 마음 속으로만 인사를 전했습니다.
가끔 짱님과 국장님 무전을 들으면서 혼자 공중에서 대답은 정말 열심히 합니다. 단지 혼자 대답하고 저 혼자만 들려서 전해지지 않는 것이...
9회 비행보다 과감하게 당기겠다고 다짐을 하며 착륙 유도 무전을 듣습니다.
방향은 잘 잡고 있다고 국장님이 칭찬해 주십니다. 사소한 칭찬이고, 당연히 그만큼은 해야 하는 거지만 그래도 칭찬은 참 좋습니다.
처음으로 국장님이 제게 질문을 주셨습니다. “자, 미희야, 니가 거기서 착륙장 쪽으로 들어오려면 왼쪽으로 댕겨야 되나 오른쪽으로 댕겨야 되나 방향 한 번 잡아봐라”
저는 신나서 오른쪽으로 당겼습니다. “그렇치~”
캬~ 국장님 무전으로 칭찬 두 번이나 들었습니다. 두 자리수 첫 비행이 첫 질문과 칭찬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착륙을 하며 10회 비행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11회 비행
오후 비행을 위해 이륙장으로 올라갔습니다. 예상대로 바람이 점점 세지면서 선배님들이 차례로 이륙하시고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약간의 대기 후 “미희, 준비해라”라는 국장님 말씀에 장비를 후다닥 챙겼습니다.
9회 비행 때 산줄이 꼬여 있었던 터라 국장님께 살펴봐달라고 말씀드렸더니 괜찮다고 내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라며 안 죽는다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국장님 농담 덕에 웃으면서 이륙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륙 후 오전보다 바람이 좀 쎄졌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기체가 흔들흔들을 넘어서 출렁출렁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브레이크를 꽉 잡고 기체가 궁금해서 위로 슬쩍슬쩍 살펴봤는데 제가 너무 헐렁하게 잡고 있는 걸 봤습니다. 많이 흔들리는게 걱정되기도 했고 브레이크를 잡고 있는 자세가 벌서고 있는 듯이 불편한 느낌이 들어서 잘 하고 있나 이리저리 보게 되었습니다. 기체를 살펴봤더니, 사실 잡고 있었다기 보다는 그냥 브레이크에 손을 얹어 놓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몇 회 비행이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윤조언니가 해준 이야기가 기억났습니다.
‘미희 니 견제가 약하던데.. 브레이크가 헐렁하더라’ 정확했습니다. 그 때도 지금도 사실 비행 중에 탱탱하게 견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견제 압을 느껴야 된다는 말도 언젠가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까지 비행은 그냥... 기체에 몸을 싣고 방향만 잡아 착륙을 한거였을까요?
아... 하....
비행이 점점 즐거워 지는 만큼 또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착륙장에 다다르자 짱님이 무전이 들려옵니다. “고대로 들어온다~”
정신못차리고 있다가 착륙장이 가까워 질수록 짱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몸 앞으로 숙이고.. 몸 앞으로 숙이고.. 팔 뒤로 뻗고.. 몸 앞으로.. 팔 뒤로.. 숙여.. 100프로 쭉”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짧은 비명과 함께 오랜만에 엉덩이 착륙을 했습니다.
착륙자세가 이륙자세와 같이 한 발을 뻗고 팔을 뒤로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짱님의 반복학습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늘 차분하고 신중하게 배우는 모습이 보기좋고
본받을점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