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합천 대암산
- 날씨 : 맑음(강수확률 0%)
- 풍향/풍속 : 북/1.8(m/s)
- 기온 : 26도
- 습도 : 62%
8월 30일 일요일. 첫 비행을 했습니다.
합천 출발 5분전에 허겁지겁 스쿨에 도착해서 첫 비행 해야한다는 스쿨장님 말씀에 이,착륙 방법 및 조종법을 배웠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비행 한다는 사실이 크게 실감나지 않았고 짧은 다리로 순간이었지만, 이 착륙 자세를 잡아 몸에 익혀보려 끙끙 거리던 기억이 납니다.
합천 대암산 도착 후, 지상훈련을 먼저 했습니다.
오랜 공백(?)시간 후 하는 거라 지상훈련이 꼭 필요했지만, 무거운 하네스! 덕분에 세 번 뛰고 스쿨장님께 쉬었다고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지러운 정신으로 속이 좋지 않은 채 지상훈련을 할 때에는 첫 비행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장비 접어서 챙겨라”라는 짱님 말씀에 얼른 챙기고 대기했습니다.
그로부터 잠시 후 이륙장에 올라가서 선배님들의 아기같은(?!) 보살핌 (특히, 헬멧부터 무전기, 다리끈 등 손수 장비를 점검하며 안전비행을 준비해주신 홍삼님 고맙습니다! ^^)으로 이륙 준비를 했습니다..........만
저의 첫 비행에 적합한 바람이 불지 않아 짱님은 대기! 라고 말씀해주셨고, 이륙하는 분들의 자세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자꾸 제 몸 자세를 그렸습니다.
짱님이 바람을 살피며 선택권을 주셨습니다. “1번 텐덤 2번 첫 비행. 5분 안에 결정해라“
사실 두 선택지 모두 좋았습니다. 결정을 못하고 있을 때, “텐덤하자”라는 짱님 말씀에 장비를 정리하러 걸어가는 짧은 순간.
바람이 첫 비행을 시키려 한건지 “장비 착용해봐” 라는 짱님 말씀에 정리하려 들었던 헬멧은 제 머리위로 위치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저의 첫 비행을 꼭 시키려고 한 석현님의 도움으로 장비를 착용한 뒤, 이륙장으로 뒤뚱뒤뚱 향했습니다.
좋은 바람의 때를 기다리며 5~10분 정도 대기 후... 다시 이륙 장소를 이동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짱님 말씀을 따르기만 했지만, 아마 짱님은 ‘산을 넘어가기 어렵지 않을까?’ 라는 걱정부터 앞서지 않으셨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체 한 번 들어올려 보자” 라는 짱님 말씀에 몸이 정말 살짝만 반응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야무지게” 라는 이야기를 듣고 힘껏 들어올려 본능적으로 달렸습니다.
날아 오를지 몰랐습니다.
그냥 한 번 들어보고 멈출 줄 알았는데, 이미 두 발은 하늘에 떠있었습니다.
무전으로 짱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잘~했다. 첫 비행 축하한다! 자세잡고”
첫 비행 축하한다는 짱님 말씀이 매미가 되어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아마 그 목소리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눈물이.... 잠시 나려다...... 바람에 말랐습니다.
이렇게 저는 긴장도 떨림도 없이 말 그대로 그!냥! 첫 비행의 이륙을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이륙 잘했다는 얼떨덜한 칭찬과 자세잡으라는 짱님 말씀 이후, 왼쪽으로 50%.. 몸 더 싣고.. 잘하고 있어... 더.. 더.. 더... 그렇지... 조종하라는 무전이 끊임없이 들려 왔습니다.
짱님의 무전 뒤에 바로 방향과 착륙을 유도해주신 손팀장님의 무전이 이어졌습니다.
왼쪽으로 50%..... 그렇지.. 몸을 더 싣고.. 오른쪽으로 화장실쪽으로 가서 착륙 준비를 하자.. 등등의 말씀들...
비행을 하는 동안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쉬지 않고 들리는 무전이 신기했고, 처음인데도 그 무전에 따라 반응하는 제 몸도 신기하고 낯설었습니다. 정신은 그냥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단어로 그 당시 기분을 표현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붕~ 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한 것 같습니다.
이륙 후 편한 자세와 상쾌한 기분으로 하늘과 맞닿아 처음으로 홀로 하늘과 바람을 느꼈습니다. 항상 올려만 보던 산과 초록나무들이 발 밑에 있었고 저 멀리 논들이 보여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이렇게 잠깐씩 느껴지는 저의 첫 비행에 대한 생각과 감정들... 정말 여유롭고 좋았습니다만,
저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해 손팀장님의 무전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떨리셨을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편안하고 마냥 좋은 기분으로 비행하는 저와는 달리 떠있는 제 모습을 보며, 짱님과 선배님들은 착륙의 걱정이 앞서있었겠죠?
무전을 통해 걱정과 염려해주시는 따뜻한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 ^
착륙장위로 들어서며 방향을 잡아주시는 손팀장님의 무전에 따라 엉덩이를 ‘쿵’찍어 벌떡 일어서는 첫 착륙을 했습니다. 비행하고 있는 느낌이 좋아 다가오는 땅을 향해 저는 착륙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발을 딛어야 겠다는 생각보다 엉덩이가 그냥 땅에 닿는 본능이 앞선 순간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발을 땅에 닿는 첫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정신차리지 못하는 순간 손팀장님이 다가와서 “첫 비행 축하한다”며 악수를 건네주셨습니다.
땅에 두 발을 딛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지만, 악수와 함께 첫 비행 축하한다는 선배님들의 진심담긴 한마디 한마디를 들으며 ‘첫 비행 무사히 해냈구나’라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고 하던 선배님들의 말씀이 정답이었습니다.
다들 한마디 한마디씩 건네주시는 비행 방법(?)에 대한 말씀들이 용기가 되고 힘이 되어 첫 비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세심하게 신경써주신 조언과 손길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한마디 조언 새겨듣고 말씀하신대로 쉽게 주인 말 듣지 않는 몸을 움직여 보려합니다. 안전하고 멋진 비행 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보살핌 부탁드립니다 ^ ^
P.S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되는 비행을 하고, 현실로 돌아온 오늘.
몸은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합천 대암산 하늘에 두고 온듯합니다.
당분간 첫 비행 여운은 힘든 현실을 웃게 할 만큼 크게 지속 될 것 같습니다.
첫 비행 덕분에, 하늘에 떠 있는 기분으로 바보같이 실실거리는 미소와 함께 현실을 잘 견디며 두 번째 비행 경험을 기다리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