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4. 일요일
- 장소 : 구지 대니산 - 풍향/풍속 : 남 2m - 날씨 : 맑음
- 기종 : GTO
- 최고 고도 :1200m 약간 미달
- 이/착륙시간 : 11:00 / 13:40
- 비행시간 : 2시간 40분
전날 짧고 굵게 후딱 마시고 일찍 잔 보람이 있나보다.
일찍 일어나 부모님과 간만의 조찬 행사를 마치고 후딱 씻고, 날씨도 맑고 아주 상쾌한 마음으로 출발.
이륙바람 잔잔하고...
행여나 쫄을 타련지 주어진 타스크가 약하다.
옛날 착륙장 - 이륙장 - 청아람 - 이륙장 - 선달착륙장 아주 짧은 코스~~
호정형님 나가시더니 후딱 몇바퀴만에 이륙장 저 위로 올라서신다~~
이런걸 보고도 안나갈순 없지~~
바로 짐챙겨들고 이륙...
다짜고짜 늘쌍 돌려먹는 가운데 능선위로 올라타서 까리까리 몇바퀴 부벼된다.
음... 올라가긴 올라가는군... 굳이 능선 앞으로 나갈 필요도 없이 고도 획득되고 드레프트 거의 없이 상승된다.
600~700 선쯤에 뭔가 후닥거리며 상승을 주저하는걸 보니... 둘중하나다... 다른열과 합쳐지거나, 언놈이 때리거나...
일단 700선 넘어서고 1번 포인트 찍고, 턴~~
가운데 능선서 한번 더 감으니 아까보다 더 높이 올라간다
800선에서 청아람 출발~
전진속도나 후진속도나 별반 차이가 없는거 보면 기류상태는 거의 무풍인듯 예상되고 열만 뒤구마구 피어 오르는 분위기다.
다시 이륙장찍고 나서 일단 한번더 고도 잡아보자 싶다...
한따이 잡으니 1000약간 모자란다
선달 착륙장을 지나 강가 찍고 되돌아온다...
찍으러 가는길이 매 몇마리가 야산위에 소아링을 하고 그쯤에서 나도 상승을 느끼긴 했는데...
되돌아오는길에 그걸 갖고 부벼본다...
현재고도 280... 뭐 내리기전에 심심한데 열한마리 갖고 놀아나 보자 싶어 몇바퀴 돌리며 버티기 시작하는데, 점점 고도는 까지더니 200남짓 남았다...
안되면 착륙하고 싶었는데, 왠걸 다시 살금살금 올라간다.
그러다 탑손님쪽이 더 잘 올라가보며 그쪽으로 이동해서 다시 소아링... 탑손님의 주턴은 우턴이다...난 왼턴인데...안되는 우턴 연습쫌 하다보니,
탑손님 이륙장앞능선으로 내지르시고... 나도 따라 날아간다.
탑손님따라 이륙장앞 능선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다시 고도획득 이번엔 수월케 올라간다.
열을 잡으면 중도 하차란 없다... 끝까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올라가야 한다.
점점 최고 고도가 올라가긴 하나보다. 이번엔 1200까지 상승된다.
대충 그정도 찍고 저 멀리 대구시내도 보이고, 옆에 봉희형님도 있고 하니...
이판사판이다 싶어 논공뒷편 불탄산을 향해 그대로 내달린다.
몇번 찔러 본 결과, 지티오의 활공비로는 1300정도면 불탄산 정상위로 떨어지더라. 그럼 1200정도면 거기서 100미터빼면 되니깐, 중간정도는 붙겠다 싶었다.
확률 반반에서 반은 조금 넘겠다 싶으면 가보는거다.
봉희형도 따라오시고...
살짝 불안했는데... 어찌어찌하니 불탄산 중간쯤에 안착...곧장 바리오는 삑삑 올어준다.
앗싸리아!!~~
되든 안되든 부빌언덕이 생긴게 어디냐?~
수차례 왔다리갔다리 하며 고도를 올리다 보니 드뎌 올곳게 한빵 돌릴 만한 고도가 올라온다...
냅다 감아치며 고도를 잡기 시작하는데, 500~550 선만되면 두들겨 맞고 떨어지고 다시 올리면 대략 그 쯤에서 두들겨 맞고 떨어진다...
바람은 거의 없다 싶은데, 리사이드인가?~ 싶어 능선을 밟고 쭉 파고 들어가며 다른 놈을 한 마리 더 감아서 올라가니 그나마 쫌 낫다...
그닥 많이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그만하면 됐다 싶어 700즘으로 건너편 산으로 이동...
싱크가 장난 아니다. 정면으로 산을 넘지는 못하겠고 슬며시 낮은 능선쪽으로 비껴서 들이된다.
이 시점부터 여유가 생겨 봉희형 무전치니 묵묵부답... 뭥미?~ 안오신거임?~ㅜㅜ
어차피 혼자가는 인생... 갈때까지 가보자!!~
산을 크게 보면 논공 불탄산도 저 멀리 비슬산에서 흘러내린 줄기의 끝가지 부분쯤이다.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면 점점 산도 높아지고 열도 따라서 모인다.
이 능선과 저 능선이 만나는 지점은 바람이 모여들어 괜찮은 상승존이 형성되는 듯하다.
특히 오늘은 주풍향이 북서인듯 하니... 조래조래 생긴 쪽으로 가면 뜬다...
역시나 건너편 산을 따라 비슬산방향으로 오르니 능선이 모이고 그쯤에서 멋진 상승기류를 발견하게 된다.
냅다 감아치니 순식간에 슈욱 올라간다~~
고도가 어느정도 이상되니 거칠다. 캐노피가 휙~ 휙~ 하고 튕기며 사라졌다 튕기며 사라졌다 그런다~~
더 버텨본들 열만 거칠다 싶어 냅다 용연사 계곡을 넘어 나른다.
봄철 바람은 '미친x 치마바람' 이랬다.
이리러 휙 저리로 휙~~
그닥 강한 바람은 아닌 듯한데 난 휘뜩 휘뜩 거리다 싱크 쭈욱 먹으며 날아가고...
용연사 능선부터는 진짜 말도 못한다~~
5미터 6미터 싱크로 달려가다가 열하나걸리면 5미터 6미터로 띄운다.
이건 뭐 소아링이고 뭐고 할것도 없이 그냥 달려가면 된다.
단 글라이드가 앞뒤로 "<" 됬다 ">" 거리는건만 잘 잡아주면 된다...
그냥 마구마구 날려가는거다~~
솔직히 식목원지나 대곡 뒷산 골짜기에 내리고 싶었다.
착륙하기도 좋고, 안전하고...
2시간이 넘는 비행은 지치고 힘들다. 입도 바짝바짝 마르고, 배도 고프고...
비행도 체력이 필요하긴 하다. 몸피곤, 정신피곤... 고마 내리고 싶었는데~~
고도가 너무 좋고 바리오가 꺼꾸로 뒤집어제끼며 울어대니, 포기하기도 싫고...
마냥 날아가니 달빛골...
앞산으로 앞으로 탈것인가 청룡산으로 탈것인가... 에 대한 고민은 말할 것도 없었다.
청룡산으로 탔다.
오늘따라 대구 시내풍경과 산야는 아직은 제대로 봄을 맞이하지 못했는지... 푸른 빛도 없이 잿빛에 너무 껌껌하다...
이런 기상에 그리로 간다면 혼쭐나게 두들기 맞으며 생쑈를 해야 할것 같다.
게걸음으로 조신히 청룡산 뒤로 살살 넘어가서 수성못 뒷산으로 살금살금 붙여본다.
왠지 불안한 예감은 배풍속도가 60킬로를 웃돈다는거다.
거친기상에 적당히 견제하며 달리는데도 그 정도라면, 휴~~~ㅜㅜ
결국, 수건을 던지기로 했다.
일단 앞산으로 들이대기 시작하면서 부터 내릴 곳을 열씨미 찾아댕겼는데, 다 마땅치가 않아서 고민고민하다가, 이제는 찬밥더운밥도 필요없이 일단 내리고 보리라...
지산동 뒷산 텃밭이 군데군데 있더라...
여기서 고도가 제대로 잡히면 월드컵경기장에 내리고 안잡히면 더 버티지도 말고, 그냥 여기 꽂자!!!
대충 몇번 부벼보니 상승이 없는건 아니지만, 버티기가 귀찮은 상승에 휘떡거리는 가스트 뿐이다...
그래, 욕심 버리면 안전하다...
작년 문경에서 머리에 호치키스 세방 박고 나서는 나름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살짝 신경쓰인다...
고추밭인지 오만상 쇠고챙이 세워둔 이랑 사이를 들이대서 거의 풀스톨하듯 꽂아 넣었다.
휴~~ 다행이다.
이번 비행은 날려갔다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예전 대학교때 선배가 구지만큼 바람깨끗한 활공장이 없다고 했다.
역시나 앞산의 열의 거칠기와 바람의 와류등은 구지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심란했다.
지금껏 세번 대구에 들어와 봤는데...
오늘 건이 가장 피곤했다는 느낌이다. 레벨2...
처음 스쿨장님이랑 갈때는 잔잔한 늦여름의 오후 쯤이 었언 걸루 기억되구,
병습형님이랑 갈때는 초여름 무렵의 오후시간대였다.
오늘 같은 이른 봄의 오전 기상때는 처음이었던 거다.
다음에 갈때는 단디 준비해야겠다.
도시락이랑 물한통까지... 발라스터도 빵빵하이 넣고...
처음 갈때는 하늘이 열어줘야 된다 생각했는데, 몇번 들이대보니, 가능성이 점점 커져가는 것 같다.
아마 다음엔 더 쉽게 갈 수 있을거구,
그 다음엔 그리고 그다음엔... 예전 스쿨장님께서 나를 데리고 가셨던 것처럼, 나도 다른 누군가를 데리고 함께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끝...
불탄산 앞에 내려야 할것 같다길래 돌렸더만 혼자서 대구에 드갔단 말이쥐..ㅎㅎㅎ
우..이..쒸! 무시라 나같으면 벌씨로 착륙했다..ㅎㅎㅎ
역시 시몽!! 올봄은 느낌이 괜찮다..좋은뱅 함 하자..ㅎㅎ
항상 안전을 생각하며....,.넘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안전 뱅...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