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청도 원정산(595m) 비행시간:2h55' 풍향:북서&서 풍속:2m/s Gusts:4m/s 이하
오랜만에 비행일지를 적을 수 있는 기념적인 일이 발생했다.
나의 최고 고도와 최장거리 기록이 동시에 깨어졌다.
기존고도 2150>2245 최장거리 39>47km
청도 원정산에서 양산 사송면까지 날아갔다.
금요일 아침 잔뜩 기대를 하고 스쿨로 집결하였다.
날씨 매우 화창하고, 따뜻하면서,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주는게 웬지 좋은일 생길것 같았다.
그동안 코로나땜시 회사서 대구 귀가도 못하는 7주간의 생활을 끝으로 오늘부터 전면 해지되었다.
요즘장거리 비행의 진수를 보여주는 빅버드 에이스들 틈에 끼어서 묻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거의 2달만에 하는 비행이라 셋팅부터 낯설었다.
짱님께서 오늘은 북서풍이 주풍같으니 경로를 양산쪽으로 잡아라고 하셨다.
타스크3개 이륙장>오례산성>오봉산(양산) 입력하고 박주언부터 이륙을 하였다.
촬영하는 민규만 제외하고 모두 이륙시킨뒤 나도 이륙했다.
나만 쉽게 잡힐것 같은 써멀이 신통치 않았다.
이륙장 뒷편에서 맨먼저 1600을 잡았지만, 짱님과 일두형님께서 이륙후
모두 남쪽 이륙장에서 순식간에 고도를 잡아 올라가 있었다.
나의 주위에는 민규와 석현이만 있었는데, 고도는 한참위에 있었다.
짱님을 비롯한 1진은 모두 날아가고 저멀리 오례산성 건너편에 태경형과 인장이가 보였다.
난 일단 그쪽으로 갔는데 뭥미 좋든살림 다 말아먹고 1000에 겨우 유지했다.
바람이 북서라고 판단하고 오례산성 건너 산사면에 붙였는데 이건 죽도밥도 개밥도 못할 지경이다.
그순간 태경형과 인장이가 다시 오례산성쪽 능선에 붙이더니 순식간에 저 높이 까마득하게 올라가 있었다.
난 그제서야 다시 그쪽으로 붙였지만 별수없었다.
거의 한시간째 오례산성을 벗어나지 못해 짜증이 만땅이었다.
이제 700 강가 주변에 착륙을 할까? 조금이라도 청도 착륙장 가까이 하기위해 산능선 넘을때 왼쪽이 출렁하였다.
그때쯤 짱님께서 나의위치를 물어보는 무전이 왔다.
모두 날아갔다고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버티고 잡아보라고 하셨다.
순간 쫄았지만, 바로 눈앞에 아직 이륙장도 보이고 여기서 쫄 타도 금방 복귀하겠다 싶었고,
모두 복귀할려면 시간도 충분할꺼고 별로 할짓도 없는데 한번 감아보자 싶었다.
1,2하든게 1000이 되니 3, 1400에는 4까지 빵빵하게 압력이 실렸다.
오히려 모두가 떠나가고 나니 한층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몰라도 써클링이 잘되었다.
그렇게 1700쯤 잡아 태경형이 떠난 경로로 날아갔다.
산을 넘고, 철탑을 넘을때 1000정도 줄어들더니 이번에 짜릿한 흔들림과 압력이 느껴졌다.
처음것보다 더 센것 같았다.
미친듯이 바리오 고음이 짧게 울리고, 신나게 고도는 올라갔다.
GPS 상승률이 5.5를 가리키고 있었다.
고도 2000이 넘었는데도, 상승음이 계속되었다.
2300 굿! 나의 종전기록 2150을 갈아 치웠다.
요즘 대박날씨에 부럽기만 했는데, 하늘이 나에게도 기회를 주어서 너무나 감사했다.
또다시 GPS를 화살표를 가리키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무전에서는 주언이가 골프장 지난다라고 하는데 내 주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냥 GPS화살표만 믿고 날아갔다.
저멀리 물이 가득찬 댐이 보였다. 청도 운문댐인가 싶었다.
운문댐 하류보 내가아는 캠핑장과 수변공원이 좀 이상하게 보였다.
완전히 댐위에 올라서니 왼쪽 산사면에 밀양다목적댐이라고 적혀있어다.
다시 고도를 1800까지 잡아 저멀리 양산시내가 보였다.
풍력발전기가 우측산위에서 여러대가 돌아가고 있었다.
골프장이 보였는데, 아까 그렇게 무전서 많이 나온 골프장인가 싶었는데 사방에 여러곳이 있었다.
그런데 골프장을 유심히 보니 3년전에 가족들이랑 놀러온 에덴밸리 루지 꼬불꼬불한 길이 보였다.
양산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강변 운동장과 아파트 단지가 보였다.
강변에 내릴까 싶었는데, 짱님께서 강 하류 공원에 착륙지시가 들려왔다.
다시 도심열로 고도를 잡았다.
그런데 뭥미 점점 동쪽으로 심하게 밀리었다.
현재고도 1500 양산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까지는 2km도 안되 보였다.
이정도 고도면 충분하겠지 싶어 악셀을 밟았지만, 속도가 20전후 나왔다.
싱크는 3~5m까지 먹어 들어왔다.
양산 시내 왼편 산 정상까지 고도가 800으로 까졌는데 남은거리는 아직 1.5k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이제부터는 착륙모드 최대한 안전한곳에 내릴 수 있는곳을 찾았다.
경부고속도로 양산분기점에서 방향을 왼쪽 90도 꺾어 부산 방향으로 돌렸다.
측풍을 맞고 산 밑에 구획정리하는 넓은 공사장으로 이동했다.
왼쪽에는 고속도로가 지나고 그 넘어에도 공터가 보였지만, 군대군대 전봇대도 보였다.
왼쪽이 헐씬더 픽업하기 유리한곳이지만, 지금 300정도 가지고 모험하기는 싫었다.
왼쪽으로 넘어가다 순간 싱크라도 맞으면 바로 고속도로 위 상상만해도 끔찍했다.
오른쪽 산사면 공터에 최대한 넓은 평지를 찾아 내릴려고 하는데 계속 바람이 괴롭혔다.
왔다리 갔다리를 3~4번 겨우 착륙하였다.
강풍에 약간의 끌림이 있었지만, 그정도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고통이었다.
정리를 하고 짱님의 픽업받기 위해 고속도로 공사장을 지나 반가운 노랭이를 만났다.
전화로 주언이와 석현이는 바다까지 갔다고 연락을 받았다.
픽업과 복귀가 정리되고 태봉형님의 초대로 광안리 횟집으로 이동하였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평일 비행이었다.
그날 수고해주신 조영근 스쿨장님, 조양례 팀장님, 운전해주신 유계향 형님 감사합니다.
부산 광안리 명품회를 맛보게 해주신 윤태봉 형님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저가 축하드릴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겠습니다.
부산입성한 신석현,김민규,박주언 축하한다.
다음에는 낙오 당하지 않토록 최대한 노력할께.
-끝-
천당과 지옥을 오르락내리락 했구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