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9일 일요일 3회(95회)
3주를 내리 쉬다가 나가자니 또다시 불안, 걱정
이륙장 앞에 섰는데 다른 사람들 나가는 걸 보고 나가고 싶었으나 언능 나오라고 하시니 그냥 나갔다.
이륙사면에 섰다. 몸에 대한 기억 없이 그냥 막연하게 이륙을 한 번에 하고 나가야겠다는 욕심에
몸의 기억을 떠올려보며 차분히 나가지 못한 채 섰다가 기체가 생각보다 빨리 훅 올라와 버렸고
타이밍을 놓치고 라이저를 놓친 채 그냥 견제하고 기체를 내리고, 다음에 또 그러고
산개 후 견제가 늦어 헐렁 헐렁 앞으로 기체가 먼저 나가 앞으로 자빠졌다가 다시 시도
기체가 서나 싶자 바로 나가다 왼쪽 앞이 말려들어오며 이륙실패! 아카시나무 그루터기에 내리 쳐박힘.
순간 올라오는 울화와 짜증. 울고 싶다. 아! 짱나!
용균 이사님 달려와 손을 잡고 끌어올려 주심. 민규씨 마구 마구 밀어 올려줘서
후다닥 다시 올라옴.
용균이사님 “고샘은 뒤로 빠졌다가 한 템포 쉬었다가 나가죠” 뒤에 서서 그 울화통을 마구 마구 속으로 삭이고,
여러분들의 팁을 듣지만 귀에 안 들어옴.
그제서야 어떻게 했더라를 곰곰이 생각해보며 그래 천천히 팔에 느껴지는 감을 느끼며 잡아보자며 차분히 천천히 올려 견제, 그리고 나간다.
영상을 보니 바람에 훅 뒤로 물려나다 견제를 잡았으나 조금 덜 잡혔고 뒤에 계시던 분이 한 줄을 뒤에서 잡아주신 덕에 나갔다.
심히 심정 상해 그냥 다른 생각 못하고 쫄로 내려와 착륙.
오후 비행, 바람은 오전보다 약하다. 사실 오전 바람은 다른 분들이 말하는 이륙하기 좋은 꿀바람, 오후 바람 미약.
바람이 불 때 훅 뒤로 밀리면 그 속도에 몸이 훅 날리며 뒤로 밀리는 통에 견제 잡을 겨를이 없다고 느껴진다. 근데 이 또한 내 생각일 뿐이리라. 근데 어쩌면 동선씨가 말한 대로 체력보강이 되면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나름 들기도 한다.
차분히 생각해 본다. 그 순간도 놓치지 말고 허리를 숙인 채 견제를 잡으면 바로 이륙하지 않을까.
이런 정도의 바람에서 아무 생각 없이 이륙시도 할 때면 늘 이렇다. 생각을 하고 천천히 하면 되긴 된다.
오후 두 번째 이륙에선 천천히 들며 견제 후 바로 나갔고
열 잡고 올라가며 경희언니를 따라가 보고 바람을 받으며 마주 볼 수 있다는 것,
다른 분들 올라갈 때 나도 올라가고 앞산과 이륙장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열 잡고 올라가고 할 수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
근데 바리오가 없으니 아 열 있구나 하면서 멈칫하다 콜 받으며 써클링하면 늘 한 템포 늦다.
열 잡는 써클링의 연속적인 동작이 아직 잘 안 된다. 기체 안정적으로 올라가는 것도 서툴다.
어찌됐건 이륙장위에서 이륙장을, 강변을 보는 건 참 좋다. 더 올라가고 싶은데 왜 써클링하며 올라가는 게 이리 힘든지(경상도말로 디다.)
고도침하 열 포인트에서 멀어지자 착륙장으로 가라는 콜이 온다.
착륙, 지난 밤 무릎을 삐끗한 터라 아낌없이 동체 착륙, 짱님의 꾸지람에도
“괜찮아요. 무릎이 안 좋아요.”를 속으로 되뇌며,
일어나 기체 정리를 하러 착륙장 가장 자리로 어슬렁 어슬렁 나오며 속으론 더 올라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다 짱님의 다시 올라가란 말에,
정인화씨의 난 안 올라간다는 말과 토 나올듯한 띵함과 속 울렁거림에도 불구하고 기체 통째 들고 포항팀의 트럭에 올라타고 이륙장으로 쪼로록.
다시 이륙, 바로 이륙, 다시 열 잡고 올라간다. 아래쪽에 민규씨 기체가 보인다.
어! 이륙장 왼쪽에서 앞산 쪽으로 가네~ ~ ~ 내가 이륙해 온 코스랑 다른데. . . . 열 잡고 더 많이 올라가겠지!
앞 쪽에 호정이사님의 기체도 보인다.
위쪽에 더 많이 떠 있는 기체들을 보며 아래쪽에 있지만 바로 올라가는 두 분의 기체를 보며
아고!!!!! 부럽다. 참 디다.
연속적으로 부드럽게 써클링하며 고도 올리며 함 놀아보고 싶다.
그런데 이륙을 잘 할 수 있게 될지, 작년 그 10월3일의 이륙실패를 다시 거듭할 지도 모르는 채
이런 모든 마음을 뒤로 물리고 눈 수술을 해야 하고 쉬어야 한다. 마음을 내려놓자.
그래도 못내 아쉽다. 수술을 미루고라도 비행을 더 해서 어떻게든 이륙을 시원하니 쭉 하고 싶다.
그래~ 그래~ 이 모든 마음을 내려놓자. 안 돼도 어쩌겠나?
쪽팔림이 어디 한 두 번이던가? 더 이상 팔릴 쪽도 없지 않은가?
일을 하는 직장인이고 그래도 일이 우선이고 나는 이 비행을 오래하고 싶다.
아침에 온 그대로 저녁에 돌아가고 다음 주 또다시 기대와 설렘으로 비행을 나오고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지금 현재 내비행의 롤 모델은 호정이사님이다.
조용히 자족하며 롱런하는 비행을 하자. 내가 무슨 비행의 강자가 될 것도 아니고
그저그저 폼이 좋은 자세, 조용히 자족하는 비행을, 늘 웃으며 귀가하고 싶다.
오랜만에 비행일지를 올려볼까 싶어 홈에 들어갔다.
동영상이 바로 직전에 올려 진 걸 봤다.
왜 안하던 일을 하는가? 그 정도의 퍼포먼스면 당근 올리지 않는가?
그러지 맙시다.
그 사람의 인격적인 부분이 망가질 정도의 어떤 영상이라면 빼야겠지만
뽕희 이사님은 그 모든 걸 초월하시는 품격을 갖추고 모든 걸 해학적으로 희화시키며, 인간미 넘침을 뿜뿜하시니, 한마디로 넘사벽!
또 다른 클래스로 남겨둬야겠지만
누군가가 말을 할 때, 그 말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맙시다.
그 정도의 아이덴티티는 되는 사람이니께.
하던대로 쭈~~욱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