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패러글라이딩이 하고 싶어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풀장비 갖춰입고 뛰어나가는 그 모습이너무 멋쪄 보여서
불혹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 아줌마가,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은데 할수 있을까 하며 학교에 입학했다.
첫날..어? 물병던지기로 끝?
둘째날 이쁜 동기생 민지씨랑 같이 패러장착방법, 조정방법 등 배우면서 훈련시작
세째날 소가 밭을갈듯 열심히 끌고, 땡기고, 조정하고
4쨋날 선배님들은 바람이 도와준다면 격려?해주시던데 땅에서 캐노피가 날 끌어 올려 비행아니 비행도 하고
드디어 훈련테스트 2번실패하고 겨우?통과해서
7일 첫비행을 하게 되었다.
대니산 정상에서 본 하늘과 땅은 백두대간을 본것처럼 너무 아름다웠지만... 이륙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는 나는 그때서야 '청심환'을 안먹고 온게 후회 될만큼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지상에서 배운건 머리속에 하나도 생각이 나지도 않고
민지씨 먼저 나가라고 등떠밀고는 민지씨 이륙과정을 컨닝으로 배우며, 오로지 머릿속에는 침착하게 당황하지만 말자만 되새기고 있었다.
김진희씨 이륙준비하세요~~
네??네!!!!! 김진희 이륙준비 완료 , 하나 둘 셋 출발~~~~ 부~~~~웅
하늘에서 본 또 다른 하늘과 땅은 고요하기만 했다. 무전기에서 들리는 왼쪽 , 오른쪽 .. 이케 ...저케... 윙윙윙 거리는 것만 빼고는...
착륙지점이 다가와서 준비과정을 하고 있는데.... 잉? 왜나는 가시덩풀로 이끌어주시지? 하며 한발두발 잘 착륙했다(이건 동영상 없어서 속상..). 땅이 조금 꺼진 부분이 있어서 옆으로 넘어지긴 했지만 첫비행 첫착륙에 만족했다..
나름의 성공에 흥분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대니산 위에서는 첫비행에 매미가 되는줄 알고 모두들 깜놀하고 약간의?놀란 가슴들을 쓸어내리고 계셨던 모양이다..(정작 나는 소나무 머리위를 지나가면서도 아무걱정도 안되었는데 ㅎㅎ)
2번째 비행... 첫비행의 자신감에 앞으로 다다다닥 달려 다시 부웅~~쓩..
첫번째 비행에서 보지 못했던 아랫동네도 구경하고 잡고있는 브레이크줄도 조금은 힘을 빼고 편하게 어깨를 놓을수 있었다..
이번데는 저기 풀밭이 아닌 넓은 대지위를 나도 학다리 처럼 가뿐하게 내려 앉으리다 하며 착륙 자세 잡고
땅을 밟는 순간.... 밀려오는 뒷바람에 따라가지 못하는 나의 짦은 다리로 그냥 앞으로 철퍼덕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이 헬멧과 고글이 내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내가 누군지 모르기를 바라며 ㅎㅎ
아픔보다 부끄러움에 후다닥 일어나 안아픈척 하고는 2차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민간인으로 돌아와서 선배님들의 하늘을 보고 있으니 1,2차 비행을 어떻게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냥 꿈을 꾼것 처럼 몽롱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나의 비행 동영상을 보니.. 이제서야 왜 팔이 저랬는지.. 왜 철퍼덕 거렸는지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동기분들 선배님들 영상을 보면서 복습하고 예습하고 (돌려보고 고쳐보고 다시보고 ㅎ ㅎ )
다음 비행에서는 좀 더 나은 병아리 빅버드 김진희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말씀드리며
나의 첫 비행일지를 마감합니다.
하늘을 잘 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드리며
짱님 이륙시 팔 안접을께요^^ 착륙할때 잘 구르도록 낙법?도 좀 배워오도록 하겠습니다...
빅버드 식구들
사랑합니다. ^^
하늘과 더 친해지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