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일지

|  회원의 비행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장소 청도 원정산 풍향/풍속 : /2~3m/s) 날씨: 맑음(강수확률 0%)

기종 까레라+      고도 : 1783m               시간 : 135'

내용

 

 

설 이후 오랜만의 공휴일

합천인줄 알았는데 구지란다.

구지 도착해서 이륙장을 보는데 태풍이 분다.

Ah..

일단 추우니 비행복을 입고 사람들이 올라갔따오는걸 기다리는데 기체가지고 올라가잔다.

그래서 이륙장가서 보니 될거 같기도 하고 안될거 같기도하고

조금씩 준비하는데 호정이 아저씨가 더미로 나간다.

거칠다..

비행금지...짱님이 청도 비행된다고 빨리 접고 청도로 가자하신다.

왜인지 안될수도있을거 같아 집착해 보았지만 이내 수긍하고 짐을 챙겨 청도로 고고씽

가는길에 양래아저씨랑 짱님,총무님이 의논하시더니 점심은 김밥으로 하고 비행하자 하신다.

잠결에 무슨일들이 일어났던거 같긴한데 눈을 뜨니 착륙장, 이륙장이였다.

 

 청도도착

세상에 무슨 대회인줄 알았다. 사람이 너무많아서..

알고보니 다 텐덤손님이었다.

탕수라도 채우고 싶어 얼른 준비해서 이륙시도를 했다.

한번은 견제타이밍을 놓쳐 양력을 잃어버렸고 한번은 왼쪽에 살짝먹혀들어가서 세웠다.

이미 밑으로 많이 내려와있어서 세 번째 시도까지만 하고 올라올라했는데 왼쪽 귀퉁이가 살짝 접혀있는건 나가서 원사이드하라고 짱님이 나가라 하신다.

그냥 나갔다.

세상에 이륙고도를 다 까먹어서 인지 이륙장 바로앞의 열은커녕 저 앞으로 쭉쭉 내려갔다.

주언이 오빠가 낮은고도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옆으로 가서 같이 열을 잡는데 세상에 크게 한방 맞았다.

앞으로 쏟아져 눈앞으로 온 기체는 다 찌그려져 있었다.

괴성을 지르며 살아 보겠다고 왼쪽견제주고 오른쪽 털어주고 나는 난리가 났는데 근처에 있던 주언이 오빠의 비웃음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일단 열에서 빠져나가 정비를 마치고 다시 열로 들어왔는데 세상에 두 번째로 크게 맞는다.

다시 정비후 재진입.. 세 번째로 크게 맞는다...

똑같은 일이 세 번반복되니까 무서움이 커져간다.

처음으로 패러를 하면서 제대로 겁이났다.

기체를 까레라로 바꿔서 보다 불안정한것일까 아님 하네스를 바꿔서 가벼워서 불안정한것일까 오늘아침 재본 웨이트는 맥시멈에서 11키로 모자랐었다. 웨이트때문인가..

여하튼 겁에질려 열에서도 소심하게 돌려 800까지 올라갔다 착륙장근처로 가서 고도까고 착륙할까 하다가도 다시 이륙장에 붙여 초심으로 돌아가자 생각했다.

부드럽게 원을 그리는 연습을 하며 고도를 잡고 심한 가스트에 대비해 텐션을 계속 주려고 하였다. 그렇게 열을 잡다 보니 어느새 1300

다른이들의 고도는 1700가량이었고 짱님과 국장님은 판석이 아저씨 지도하에 다같이 장거리 가보라고 허락을 해주셨다.

장거리 얘기를 들으니 겁에질렸던 아까의 모습이 많이 잊혀지고 욕심이 났다.

일단 고도확보를 좀 더 헤보자 싶어 1600까지 끌어올렸다. 판석이 아저씨를 선두로 인장오빠,주언오빠,지은언니, 줄줄이 다른팀들도 함께 출발했다.

판석아저씨가 앞에 열을 잡는거보고 사람들에게 저기 열있다고 저기서 잡고가자고 얘기를 하고 전진을 하였다.

열을 좀 잡고있는데 대답없는 판석이 아저씨 혼자 출발하시고 계셨다.

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이 너무 뿌애 잘 안보이므로 나라도 따라가서 길을 안내해주어야겠다 싶었다.

두 번째 큰 열이 있었고 사람들과 함께 조금씩 잡고있었는데 가스트가 너무 심했다.

조금 잡다가 이거는 그냥 지나치자는 사람들의 의견과 함께 다시 밑으로 출발했다.

판석아저씨가 어느순간부터 안보이기 시작했다.

그러고 내고도는 800, 700, 600,,,,400까지 떨어진다.

이 산에서 못잡으면 옆에 착륙해야겠다싶어 최대한 열이 있을 것 같은곳으로 전진해본다.

럭키! 팔각정 근처에서 열이 잡힌다.

조금 거칠까싶어 탐색하듯이 크게 돌려보며 코어를 찾아나갔다.

코어를 물은 듯 순식간에 천을 넘어선다.

사람들에게 다들 여기로 오라고 얘기하고싶었지만 아까 심하게 맞았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차마 조종줄에서 손을 놓을수가 없었다.

어느정도 열을 잡고 얘기하자싶었는데 사람들이 알아서 열을 찾아 속속들이 들어왔다.

어느덧 천칠백을 넘어섰고 사람들에게 천칠백까지는 고도 잡히니 다들 충분히 잡고 오시라고 일러두고 능선을 따라 출발해본다.

고속도로를 계속 따라가기에는 이제 논밭이라 능선을 따라가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국장님이 차를 타고 따라오시면서 코치해주는데도 능선으로 가라고 하셨다.

일단 능선을 따라 쭉쭉 내려오는데 앞에 굉장히 큰 강이 있었고 다섯 개의 다리가있었다.

저 강을 건너서 저 산에 붙여 내려가야할것인지 강옆에 능선을 따라 내려가야 할것인지 선택과 고민의 기로에 빠졌다.

국장님에게 대략적으로 내상황을 설명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물었다.

능선이 맞는것일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왔지만 그때의 나는 이미 강을 건너고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사망산이라는 산을 열심히 따라 올라가며 고도부터 잡아야겠다 싶었다.

그때의 고도는 500남짓 한참을 가도 희망이 보이지 않다가 열을 찾았다.

열심히 돌리고 있는데 저 강건너편에 흰기체가 전진하는게 보인다.

그러고 들려온 교택아저씨의 무전

능선따라 왼쪽으로 내려가야한다.

내길이 잘못된것임을 알았지만 일단 고도를 잡아야 건너든 말든 할수있으므로 고도부터 잡았다.

800. 강을 건널만큼의 고도는 되었다.

저기 주언오빠와 인장오빠는 제대로 된 경로로 가고있는게 보인다.

지금 건너가서 저기합류할까 아니면 고도더잡아서 건너갈까 고민했다.

일단 가서 합류해야겠다는 결론이 섰고 조금씩 열을 잡으면서 옆으로 밀어갔다.

그때 주언이 오빠가 거서 그러고있지말고 자기쪽으로 오라고 무전을 날린다.

드리프트하면서 잡아가고있는중이라고 얘기하다 열을 놓쳐버린다.

Ah..멘탈이 붕괴되기시작한다

400정도 되는고도에 산들이 다 돌이라 열이 셀 줄알고 붙였는데 굉장히 약하다.

점점 낮아지며 낮은 능선쪽에 붙이는데 어느새 살짝 골로 들어가버렸다.

열은 쎈데 그만큼 침하도 심한구간이었다.

300..이러다 여기 매미되겠다싶어 여기만 벗어나자 싶은데 싱크가 너무 심하다.

저기 앞에 착륙하기로 마음먹고 일단 빠져나오는데 다음산에 붙여볼 수는 있겠다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앞에 산에 붙여본다.

250의 너무 낮은고도에 붙여서인지 열을 더 이상 잡을 수 없었다.

분명 열은 있었지만 바람도 있어 한바퀴 돌리고 나니 뒤로 심하게 밀려있어 고도침하만 심할뿐이었다.

그래서 지니는 더 이상 갈수없어요 여기 착륙할게요 무전을 하고 착륙할 곳을 찾는데 앞에 공장공터가 좋아보였는데 도저히 그까지 갈 고도는 안된다. 눈앞에 밭이 보이긴하는데..작물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알 수 없는 애매하지만 정갈한 잡초들..

물어줄 각오를 하고 일단 사뿐히 착륙하는데 다행히 빈밭이었다.

나는 청도에서 이륙하면 밀양 공설운동장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했었는데 오늘 내가 간곳이 더 먼곳이였다. 신기방기

캡처.JPG

 

  • profile
    저압선(박주언) 2019.03.02 08:19
    잘못된경로인것을 알고는 다시 낙동강을 가로질러 건너오는 모습이 마치 한마리의 익룡같더라 지느야
  • profile
    지니킴 2019.03.05 10:33
    살아남기위한 마지막발악
  • ?
    박홍삼(박광진) 2019.03.02 09:24
    열에 뜅기는 것 보면 살이 많이 빠졌나봐...
    11kg미달....ㅎ
    다시 살 찌워라...많이 모자르네...봄철되면 더 심할건데..
    장거리비행 축하한다...월급타면 한턱 쏴라..
  • profile
    지니킴 2019.03.05 10:56
    ㅋㅋ스몰지니라고 불러주세요ㅋㅋ 더 빠지면 무거운하네스에 매달리면 되옵니더 다음에는 같이가요 초장님! 미나리 삼겹살 도 먹으러가요!
  • profile
    박주현 2019.03.02 16:20
    진의야 ㅋㅋㅋㅋ 멋있다 ㅋㅋㅋㅋㅋ 비행일지 잘 읽었어 !
  • ?
    옥포촌놈 2019.03.04 10:12
    브라보 ~ ~ ~